2편: 가죽 관리의 기본: 먼지 털기와 유수분 밸런스의 중요성

 


가죽 제품을 새로 사서 한동안 들고 다니다 보면, 처음의 그 뽀송하고 매끄러운 느낌이 사라지고 어딘지 모르게 푸석푸석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입문자분들은 마음이 조급해져 인터넷에서 유명하다는 가죽 영양 크림이나 케어 오일을 검색해 듬뿍 바르곤 합니다. 하지만 먼지가 잔뜩 쌓인 가죽 표면에 무작정 크림부터 바르는 것은, 세수를 하지 않고 얼굴에 수분 크림을 덧바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가죽을 망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처음 가죽 구두에 입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구두가 조금 낡아 보이기에 잘 닦지도 않고 그 위에 가죽 로션을 듬뿍 얹어 문질렀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가죽 표면에 붙어 있던 미세한 모래알과 먼지가 크림과 뒤섞이면서 끈적한 진흙처럼 변했고, 그것이 가죽의 미세한 모름 구멍을 완전히 막아버렸습니다. 결국 구두는 영양을 흡수하기는커녕 얼룩덜룩하게 변색되어 한동안 신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죽 관리의 시작과 끝은 올바른 순서를 지키는 것, 그리고 가죽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에 있습니다.

크림을 바르기 전, 반드시 솔질을 해야 하는 이유

가죽은 동물의 피부였기 때문에 표면에 무수히 많은 미세한 구멍(모공)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이 구멍 사이사이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매연, 땀 세포 등이 지속적으로 쌓이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유분이 많은 가죽 크림을 바로 바르면 어떻게 될까요? 크림의 점성 때문에 먼지가 가죽 표면에 박혀버리고, 모공이 막힌 가죽은 내부의 습기를 배출하지 못해 안쪽에서부터 서서히 썩거나 곰팡이가 피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따라서 가죽 케어의 첫 단계는 무조건 '말털 브러시'를 이용한 솔질이어야 합니다. 말털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어 가죽 표면에 상처를 내지 않고 구석구석 박힌 먼지를 털어내기에 가장 적합합니다. 가방의 봉제선 사이, 지퍼 주변, 구두의 접히는 주름 부위를 신경 써서 빗어주듯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가죽 관리의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특별한 영양 공급 없이 주기적인 솔질만 잘해주어도 가죽의 수명은 배로 늘어납니다.

가죽도 피부다: 유수분 밸런스의 황금률

먼지를 깨끗하게 털어냈다면 이제 영양을 공급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핵심 키워드는 바로 '유수분 밸런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죽 관리는 오직 기름(유분)으로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천연 가죽이 유연성과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분과 유분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수분이 완전히 메마른 가죽에 유분만 계속 공급하면 가죽이 질겨지고 딱딱하게 굳는 '경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분만 너무 많고 유분이 없으면 물기가 마르면서 가죽 내부의 원래 수분까지 모두 빼앗아 가기 때문에 표면이 쩍쩍 갈라지게 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좋은 가죽 컨디셔너나 델리케이트 크림은 대부분 수분과 유분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이 크림을 바를 때는 아주 적은 양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콩알만 한 크기로 천에 묻혀 가죽 표면에 얇고 넓게 펴 바른 뒤, 가죽이 크림을 완전히 흡수할 수 있도록 최소 20~30분간 그늘에서 말려주어야 합니다.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이 바르면 가죽이 흐물거리고 형태가 무너질 수 있으니 '부족한 듯 바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유수분 유지법

거창한 케어 용품을 매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에서 가죽의 유수분 밸런스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만져주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유분(유지)은 가죽 제품에 가장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천연 코팅제 역할을 합니다.

만약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는 가죽 제품이 있다면, 사방이 꽉 막힌 플라스틱 박스나 비닐 커버는 피해야 합니다.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 가죽 내부의 수분이 갇혀 곰팡이가 피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신 바람이 잘 통하는 부직포 주머니나 더스트 백에 넣어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가죽의 숨길을 열어주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3줄 핵심 요약

  • 가죽 표면에 먼지가 쌓인 상태에서 크림을 바르면 모공이 막혀 얼룩이 생기거나 내부에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가죽 크림을 바르기 전 반드시 부드러운 말털 브러시를 이용해 주름과 봉제선 사이의 미세먼지를 먼저 털어내야 합니다.

  • 천연 가죽은 수분과 유분이 모두 필요하므로, 전용 컨디셔너를 소량만 얇게 펴 바르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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